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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개발 훈련

로뎀나무 상담센터 18-11-30 16:18 95 0

       

 

1. 감수성 훈련

(1) 감수성 훈련의 이론적 배경

 

 감수성 훈련의 이론적 기초는 존 듀이(John. Dewey)의 실용주의 철학과 마틴 부버(Martin. Buber)의 대화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듀이의 실용주의 철학은, 민주시민으로서 바람직한 생활을 영위하게 위해서는 이론보다는 행동을, 개념 및 관념보다는 체험을, 미래지향적인 전망보다는 현실적 실천을, 그리고 가정 및 추리보다는 확인과 즉각적 표현의 체질화가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부버의 대화 철학은 한 인간과 한 인간 즉 ‘나와 너’를 연결해 주는 것은 도구로서의 너(상대방)가 아닌 자연적 존재 목적으로서의 너와 대화를 하는 것이며 이 대화적 관계를 토대로 의미 있는 인생과정이 전개됨을 강조하고 있다(이장호, 1997).

 

  그러므로 감수성훈련은 자기와 타인간의 솔직한 대화적 태도 차원에서의 ‘실험적 체험학습’을 강조하게 된다. 또한 개방적 대화와 체험적 실험학습을 위해 ‘현재 이곳’(here and now)의 즉각적 느낌의 표현과 반응을 참여자의 주요 행동규범으로 삼게 된다. 여기서의 ‘체험’이란 말은 인성개발의 방법론적인 용어로서, 모든 사상의 실체가 지극히 유동적임을 감안할 때 잘못된 관념과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체험이 앞서야 하며 바람직한 인간적 체험을 통해 넓은 의미의 인간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겠다(이상훈, 1990). 

 

  감수성 훈련은 내용적으로 볼 때 인본주의 철학에 근원을 둔 인간중심 상담의 한 모형으로서 참 만남 집단(Encounter Group)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참 만남 집단은 T-집단, 감수성 훈련, 인간관계 훈련, 개인 성장집단, 인간잠재력 집단 등 매우 다양한 집단형태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구조화 된 모형을 T-그룹, 감수성 훈련 등으로, 구조화 된 모형을 심성수련, 심성계발 프로그램, 인간관계 훈련 등으로 통용해 사용하고 있다.

 

 (2) 감수성 훈련의 개요

  감수성훈련은 나와 너, 우리에 대한 감성과 생각을 개발함으로서 자기자신의 내면 세계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인식과 조화를 기하여 자아정체성과 자아 실현을 이루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와 너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흐름을 예민하게 감지하여 적절히 반응함으로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인관계의 협동적 발전을 돕는 집단상담 형태의 특수한 소집단 체험학습이다.

 

 (3) 감수성 훈련의 목표

  감수성 훈련 활동은 자기의 발견과 타인의 이해를 기본으로 바람직한 인간관계 개선과 행동의 변용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자신의 생각, 느낌, 관점, 행동 등의 특징에 대해 눈뜨게 하고, 다른 사람들이 모든 점에서 자기와 같지 않은 독자적 존재임을 알게 하며 자기와 타인과의 관계, 의사소통의 현상, 집단의 형성과 발전 등에 관심을 갖게 한다.

 

 (4) 감수성 훈련의 특징

  이 훈련의 특징은 지도자가 지식적인 전수, 설명, 교훈 등으로 집단원을 교육하지 않으며, 지식보다는 생각을, 생각보다는 느낌을 소중하게 다루고 표현하도록 장려한다. 또한 과거보다는 이 순간을, 저기보다는 바로 여기에 모든 초점과 주의를 기울이고, 집단원 상호간의 반응에 대해 판단과 평가적 발언을 자제하고 존중과 공감 수용의 자세를  유지시켜 나간다. 이렇게 하여 감수성 훈련에 참가한 집단원들은 처음에 다소 어색함과 주저함을 보이다가 조금씩 집단 지도자를 따라 개방을 시도하고 반응을 드러내는 용기를 보인다. 이들은 안전감과 자유감이 증대됨에 따라 심리적 방어로부터 해빙으로, 다시 바람직한 정서의 재수립 과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단기적 집단 체험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런 제대로 된 감수성훈련 과정을 위해서는 고도의 물리적 환경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집단원들의 심리 내적인 요구와 집단 지도자의 전문자적 지도력이 잘 발휘되어 조화롭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5) 감수성 훈련의 기대효과

  감수성 훈련 활동의 일반적인 기대효과는 자기성장 면에서 남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민감해 짐으로서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적 적응력이 신장된다는 점이다. 또한 무조건적인 존중과 공감 수용의 안전하고 신뢰로운 집단 풍토 안에서 자신의 긍정점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감을 갖게 되어 자기 안에 내재된 잠재적 능력과 자기실현의 가능성을 믿게 된다. 타인 이해의 면에 있어서는 인간이 모두 독자적이고 개성적 존재임을 알게 되고 남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길러지며 바람직한 인간관계와 공동체 의식에 눈뜨게 된다.

다양한 부류의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직위, 성별, 학벌, 지역, 등 차이를 극복하고 수평적인 동등한 인격적 만남을 가질 때 수련의 효과는 증진된다.

 

(6) 감수성 훈련의 운영방법

  가장 중요한 것은 집단과정에서 일어난 ‘지금 여기에’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표현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집단원들은 자기감정의 맥락을 성찰하고 자기와 타인의 이해를 확장해 가며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의 바람직한 자기실현을 이루게 된다.

 

 2. 집단상담과 감수성훈련

(1) 집단상담의 정의

   효과적인 인간관계 훈련의 한 모형이 된 감수성 훈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단상담의 발달을 먼저 이해해야만 한다. 집단상담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 측면에 있어서 학자들간에 다소 상이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종합해보면, “집단상담은 의식저 사고와 행동, 그리고 허용적 현실에 초점을 둔 정화, 상호신뢰, 돌봄, 이해, 수용 및 지지 등의 치료적 기능들을 포함하는 하나의 역동적 대인간의 과정이다. 치료적 기능들은 동료 성원들과 상담자가 하나의 작은 집단에서 사적인 관심거리들을 서로 털어놓고 이야기함으로 이루어진다. 집단의 성원들은 포괄적인 성격의 변화를 요할 정도로 심한 문제를 갖지 않은 근본적으로 정상적인 개인들이다. 집단의 성원들은 가치와 목표들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증대시키고 새로운 태도와 행동을 학습하고 이미 학습한 것 중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버리기 위하여 집단 상호작용을 활용한다.”

  

위의 정의를 살펴 볼 때, 집단상담의 과정에는 다음 몇 가지 요소들이 포함됨을 알 수 있다.

   첫째, 집단상담의 대상은 비교적 정상범위의 적응 수준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즉, 정신병자, 신경증 혼자 혹은 기타 성격장애자들은 집단상담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집단상담에서 주로 취급되는 문제들은 개인의 정상적인 발달과업의 문제들, 또는 정상인의 태도와 행동의 변화, 그리고 주로 피상담자가 자의로 제출하는 것에만 한하고, 상담자에 의한 해석은 최소한으로 줄인다.

   둘째, 상담자는 훈련받은 전문가이다. 즉 상담자는 개인상담에 대한 성공적인 경험, 성격역학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 집단역학에 관한 올바른 이해, 타인과의 의사소통 및 인간관게 형성 발젼의 능력 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 집단상담의 분위기는 신뢰롭고 수용적이어야 한다. 의미 있는 성장 혹은 행동변화가 이루어지지 위해서는 집단성원들이 그의 속성에 상관없이 하나의 존엄성을 가진 인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성원 상호간의무조건적 수용은 효과적인 집단상담의 필수조건이다. 또한 신뢰감의 발달없이는 상호간에 털어놓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넷째, 집단상담은 하나의 역동적이고 계속적인 대인관곙듸 과정이다. 이와 같은 계소적인 상호관계를 통하여 개인은 학습하고 적응을 하게 되며, 개인의 바람직한 발달을 촉진시키는데 필용한 집단의 응집성을 형성 발전하게 된다. 인간은 타인들과의 의미 있는 상호관계의 경험을 통하여 삶의 의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2) 집단상담의 시초와 발달

  집단상담의 원조인 집단치료는 미국 보스턴의 내과의사인 프랫트(Pratt)에 의해 1905년 많은 폐결핵 환자집단을 대상으로 한 치료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심리적 건강과 결핵의 신체적 경과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병보다 사람을 치료하려고 착수하였다. 약 25명의 폐결핵 환자들을 모아 매주 모임을 갖고 환자들로 하여금 일기를 쓰게 하여 모임에서 일기를 발표하게 하고 체중이 늘었는가가 공개적으로 칠판에 기록되었고, 성공적인 혼자들에게 증언을 하게 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응집성과 상호 지지가 생겼고 폐결핵의 투병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게되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여러 정신과 의사들이 각기 나름대로의 접근법으로 집단 치료 방법을 실험하였다. 모레노(Moreno)는 처음으로 집단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1920년 이전에 집단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주로 심리극(Psychodrama)으로 알려졌으며, 심리극은 1925년에 미국에 소개되었다.

   1950년대 이후부터는 서로 다른 이론 배경들과 활동 유형의 집단치료나 집단지도 및 상담이 여러학자나 전문가들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탐색되거나 활용되어 왔다.

 

(3) 감수성 훈련(참만남 집단)의 역사와 발달

   ‘참만남 집단’은 매우 다양한 형태를 망라하는 세련되지 않고 정확하지 않은 일반적 용어이다. 이를 칭하는 다른 용어들로써 인간관계 집단, 훈련 집단, T-그룹, 감수성 훈련집단, 개인 성장 집단, 마라톤 집단, 인간 잠재력 집단, 감각 자각 집단, 기본 참만남 집단, 진리 실험실, 경험적 집단, 직면 집단 등이 있다.

   경험 집단으로서 참 만남 집단이란 용어는 1960년대 중반 로저스(C. Rogers)가 만들어 낸 것이다. 그 전에 가장 흔한 용어는 T-그룹, 감수성 훈련이었다. 경험 집단의 태동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로부터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실험심리학의 원조로서 이들이 독일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부터 실험심리학의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경험 집단의 선조인 첫 번째 T-그룹은 1946년 미국의 레빈(K. Lewin)에 의해 시작되었다. 레빈은 인종 집단간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지도자들을 훈련시켜서 대중의 인종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었다. 그는 각 10명씩 작은 집단을 모아 위해 워크샵(집단 학습)을 조직하였다. 이 집단들은 근본적으로 토론 집단이었고 집단원들이 제시하는 ‘집안’ 문제를 분석하였다.

  그는 연구 관찰자들에게 작은 집단에서 각자의 상호작용 행동을 기록하여 부호화하도록 임무를 주었고, 저녁 모임에서 집단 지도자와 연구 관찰자들이 만나서 집단행동에 대한 그들의 관찰을 토론했다. 이 모임을 알게 된 일부 참여자들이 저녁 모임에 함께 참가하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지도자와 연구 관찰자의 모습으로부터 충격을 받았다. 얼마 안되어 모든 참여자들이 저녁 모임에 나오게 되었고, 이 모임에서 참여자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새롭고 풍부한 이해를 하게 되었다.

 

   이 실험실적 집단이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유사한 실험집단들이 계속적으로 열렸으며 1947년부터 이러한 실험실적 집단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비교적 오늘날의 T-그룹, 감수성 훈련에 가까운 집단을 운영하면서부터 이러한 운동이 본격적으로 번져나갔다. 당시에는 이러한 작은 실험실적 토론 집단들은 ‘기초 훈련 집단들’(1949년에 T-그룹으로 약칭)이라고 불렀다. 1950년경 주최 기관인 전국훈련실험실(National Training Laboratory; NTL)이 전국교육연합회 산하에 영속적인 기관으로 설립되었고, 훈련된 지도자들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이때의 T-그룹은 인간관계 실험실의 한 측면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 1950년대, 1960년대를 통하여 사회적, 교욱적인 강조에서 점차 임상적인 강조로 바뀌었다. 또, T-그룹은 대인관계 상호작용을 더욱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때-거기」에서의 토론은 저지되었고, 반면 「지금-여기」에서의 대화들이 크게 고무되었다.

   이 시기에 T-그룹 및 감수성 훈련은 참 만남 집단과 정신 치료집단 양쪽에 많은 영향을 발휘하게끔 주요한 혁신적인 기법들을 창출해 내었다. 여기에 피드백, 해빙, 관찰자적 참여, 인지적 보조물 등이 포함된다.

  ①피드백: 원래 전기공학에서 빌려 온 용어인데 행동과학에 처음으로 응용되었으며, 모든 T-그룹의 필수적 요인이 되었다. 우리말로는 「귀환 반응」이라고 번역된다.

 

 

  ②해빙: 개인이 갖고 있던 과거의 신념 체게가 해체하는 과정을 말한다. 개인이 자신에 대하여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품었던 많은 가정들을 재검토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집단이 안전한 피난처로 경험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신념을 영접하고, 새로운 행동을 보복의 두려움 없이 실험해 보는 것이 가능하다.

   ③관찰자적 참여: 집단원들은 집단에 감정적으로 참여하고, 동시에 자신과 집단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집단에서처럼, T-그룹의 집단원들이 인지적 평가를 정서적 경험과 함께 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④인지적 보조: 흔히 ‘조하리(Johari)의 창문’을 사용했다. 즉, T-그룹의 목표는 피드백을 통하여 맹점 영역(자신은 모르고 남은 아는 부분)을 줄이고, 자기 개방을 통하여 비밀영역(나는 알고 남은 모르는 부분)을 줄임으로써, 공적영역(자신도 남도 아는 부분)의 크기를 크게 하는 것이다. 전통적 T-그룹에서는 무의식 자아(나도 모르고 모르는 부분)는 “영역 밖”으로 간주되었다.

 

(4) 감수성훈련 집단의 분류 : 개방성과 구조성

 1) 개방성에 의한 구분

  가. 개방집단-개방집단은 집단에의 참여를 특수 성원에 국한시킨 것이 아니라, 매주 혹은 정해진 시간마다 항상 열리며, 필요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집단이다. 주로 정신병원이나 교도소 등과 같이 성원이 자주 바뀔 수 있고 유동성이 많은 곳에서 주로 사용하는 집단의 형태이다.

   나. 폐쇄집단 - 폐쇄집단은 필요에 의해 모인 성원들이 가능한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특정한 장소에서 일정한 성원들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집단이다.

 

 2) 구조성에 의한 구분

   가. 구조적 집단 - 집단의 목적에 따라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가지고 순서적으로 진행하는 집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심성수련, 잠재력개발 훈련, 자기표현 훈련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 비구조적 집단 - 전통적 T-그룹으로부터 발달되어온 이 집단형태는 매 시간(회기, 마당)마다 어떤 구조화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여기」에서 바로 그 순간에 느낀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피드백 하면서) 자기 발견과 타인 이해, 개인의 긍정적 잠재력의 발달 등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집단을 말한다.

 

3. 한국문화와 감수성 훈련

(1) 한국에서의 감수성 훈련의 의미 

  1970년대 초, 조국의 근대화와 교육풍토 개선을 부르짖으며 서구적 민주주의 이념에 목말라하던 한국 사람들에게 인간 중심의 무조건적 존중과 수용, 공감의 상담 태도, 자유와 평등의 안전한 풍토, 솔직한 개방과 용기에 대한 격려는 신선한 충격으로 동토에 봄을 상징하듯 감미로운 입김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30년 세월이 지난 오늘날, 물질 만능주의와 핵가족화의 환경 속에서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적인 태도가 몸에 밴 현시대의 한국 청소년들에게 이런 식의 무조건적인 존중과 수용, 공감과 지지를 일관되게 사용하는 구조화된 감수성 훈련 즉, 심성수련의 운영기법이 현실적으로 과연 이들의 삶에 진정한 의미의 합리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인간은 사회를 떠나 살 수 없으며 문화와 분리하여 인간의 사고과정과 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는 필연적인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즉 인간은 문화적, 역사적 존재 구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은 이러한 문화적, 역사적 구속성 안에서 이해되고 설명되어야 한다(차경호, 1996).  Markus와 Kitayama (1991)는 문화에 따라서 자기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이해에 많은 차이가 있으며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개개인은 매우 다른 인지적 그리고 정서적 경험을 한다고 제안했다. 한 개인의 존엄성을 한껏 드높인 인간 중심 상담의 접근법은 그 철학이 서구의 개인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어 한 개인보다 공동체를 더 중시하는 우리 전통의 가치와는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장성숙, 1998). 우리 한국은 동양권에서도 보기 드물게 그 색채가 짙은 집단주의적 성격을 띄고 있다. 개인주의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의 차이는 인간의 인지, 정서, 동기 그리고 사회 행동에 영향을 준다(한규석, 1991; 조긍호, 1995).  개인 중심적 성향을 갖는 사람은 편안한 삶, 경쟁, 즐거움, 독립 등과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집단 중심적 경향을 갖는 사람은 협동, 평등, 정직, 의리, 등과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차경호, 1996).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를 구분하는 출발점은 사회의 기본 단위를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집단으로 보고 개인주의 문화권에서는 개인으로 보는 것이다(Hui and Trianadis, 1986).

 

  이러한 사회의 기본 단위를 한국사회에서는 강한 혈연 중심의 가족 문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족 내 인간관계의 특징은 한 개인의 권익을 중심으로 한 개인적 삶보다 가족 일원으로서의 집단적 삶에 더 많은 가치를 둔다고 할 수 있다. 서양에서 중시하는 자유, 독립, 사랑 또는 솔직 등의 개념보다 도리, 책임, 인내 또는 인화 등이 우리의 삶 속에 우선시 되는 것에서 우리는 동서양에 차이를 확연히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삶에 대한 관점, 즉 가치관이 서양인과는 다른 우리 한국인에게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서양인들에게 적합한 상담 접근을 그대로 적용시킬수는 없다(장성숙, 1998). 이러한 공동체적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우리 민족의 처세는 상담에서 서구인들이 추구하는 개인을 중심으로 한 가치와 다른 것으로서 개인이 갈등 상황에 접하여서도 가족 또는 집단을 중시하는 서양과는 매우 다른 관점의 차이를 드러낸다. 

 

  한국인의 인간관계에서 가장 일차적이고 가장 중요한 목적은 우리성 집단을 구성하고 확인하고 유지하는 일이다. 그 이유는 한국 사람은 독립된 개인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불완전 부분자(inferfect partial individual)라는 개인관, 인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인은 자신과 공동운명에 있는 또 다른 부분자를 우리 관계 속에 포함시킬 때, ‘자기정체 불충만성’은 줄어들게 된다. 그러므로 한국인에게는 부단히 다른 부분자들을 우리 속에 포함시키고 동시에 우리 속에 포함된 부분자들간의 우리성 관계를 강화시키는 것이 곧 인간관계의 제 일차적 기본 축이 된다(최상진, 1997). 그러므로 상담 장면에서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개인 내면에 대한 분석보다 공동체적 책임행동에 대한 언급을 더 필요로 한다(이장호?김정희, 1989)’.

 

  인간세계는 우리가 그 속에 존재하면서 알지 못하는 사이에 함께 설계하는 의미있는 관계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인간 상호간의 의미구조를 갖는 공동체 속에서 그리고 세계 속의 사물이 개인에게 주는 의미를 파악하면서 생존한다.  감수성 훈련이 인성개발과 인간교육의 주요 접근이고 과정이라면, 이 의미적 생존 차원의 가치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앞으로의 감수성 훈련 및 심성수련은 우리나라 문화와 풍토에 알맞게 이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체계적으로 수정 보완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이장호, 1998).

 

(2) 민족문화 공동체와 감수성 훈련

  민족은 문화 공동체를 구성하는 자연적 집단이다. 문화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공통된 삶의 양식과 정서를 가지고 있다. 문화란 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자명성(selbstverstandlichkeit)의 집합체로서 한 사회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조망이며 사회행위의 지도원리이다(Hofstatter, 1966). 한민족은 특히 조상을 숭배하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모든 행동의 근본을 효로 삼아 실천했다. 이러한 뚜렷한 상하 질서와 수직적 인간 관계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하여 마을과 국가를 유지하고 다스리는 기본적 위계질서를 형성했다. 그리하여 한민족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조상에게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려는 과거 지향적인 인성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가족의 이름을 지키는 ‘의리’와 가족을 욕되게 하지 않는 ‘체면’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기게 되었다(이광규, 1994). 그런데 우리 민족은 왜 유별나게 조상을 철저히 공경하고 숭배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에서 우리는 한민족의 근본정신(ethos), 민족의 얼로 표현되는 민족심리의 원형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회학자, 인류학자, 문명 비평가 특히 민족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석학들은 입을 모아 민족문화의 진수에는 변하지 않는 부분이 내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민족 정기’, ‘민족성’, ‘문화의 기본적인 것’, ‘문화통합’ 등 표현하는 말은 다르지만, 그 뜻은 한결같이 각 민족의 문화활동을 근원적으로 지배하는 정신성, 곧 에토스(ethos)를 말하고 있었다.

 

  개인의 대부분의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진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민족의 행동도 거의가 민족적 무의식이 주도한다. 민족의 얼 내지 민족정기에는 한 나무의 뿌리와 같이 나무를 나무답게 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굳건히 지켜 주는 강력한 에너지가 숨어 있다. 민족을 바르게 이해하는 작업은 민족문화를 형성한 문화의지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의식하는 일이기도 하다(김용운, 1994).       

 

  한 사회가 하나의 유기체로 생동하며 오랜 세월을 두고 존속할 수 있는 것은 그 사회 안에 보이지 않는 일정한 양식의 심리적 원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민족의 원형은 그 민족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사회조직을 통해 생겨난 평균적 역사 체험의 결과이다. 원형은 세살 때 버릇에 해당하는 민족의 기본적 삶의 태도, 가치관, 사고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집합적 무의식이다. 오 천년 역사이래 굵직한 사회 사상과 보편종교가 우리를 지배했지만 그 때마다 우리의 원형 속에 융화되어 변함없는 우리 양식의 틀 안에 변형되어 간다. 기독교의 성실한 자기 구원이나 불교의 해탈은 실종되어 가고 기복 종교로서의 속성만이 우리 안에 남아 있다. 하늘과 산, 바위나 나무 등에 대고 기원을 하던 기복 행위가 십자가나 불상으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내부 의식과 내용에는 변함이 없는 상태다. 

 

  민족 원형에 내재하는 강한 가치관이나 윤리적 바탕은 민족문화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된다. 도덕이라는 것은 오랜 세월 인류에게 깃든 인간 영혼의 한 기능이며 밖에서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선험적으로 인간이 자기 자신 속에 지니고 있는 본능적인 것이다. 이러한 본능적 도덕성이 없다면 인간 사회의 공동 생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C. G. Jung, 1948).

 

  그러면 우리 민족 원형의 정신(ethos)은 무엇인가. 본 연구자는 이것을 민족 태동기에  형성된 한민족의 ‘뿌리 정신’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단군 시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연면히 이어져온 ‘홍익인간’의 정신이다. 귀중한 의미를 내포한 이 민족의 이념을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라는 단순한 글자풀이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 이념은 사람의 삶과 가르침, 나라세움, 다스림의 이념으로서 과거 현재 미래에 절대적 보편적으로 타당한, 그리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인류의 보편적 이념이다”(안호상, 1984 p54). 이는 우리 조상들이 천지만물을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며 그 가운데에서도 인간을 가장 높이었고, 인간이 사는 세상을 아끼는 현실긍정적 정신인 것이다. 이러한 인간존중의 정신은 「천부경」에서도 ‘마음의 근본에 뿌리 박으면, 태양이 높이 올라 밝으며, 사람 가운데 하늘 땅이 하나가 된다’고 했다. 이는 인간이 모든 존재에서 중심이라는 뜻이 된다(강동효, 1987). ‘우리 얼 되찾기’ 모임을 통해 민족의 인간성 회복에 기여하고자 했던 이상훈은 한민족의 뿌리 정신인 조상의 얼을 「우리얼 되찾아 세우기」(이상훈, 1998)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일을 하며 산다. 그 일의 대부분을   보통 우리는 직업이라고 부른다. 공부는 자기에게 알맞는 직업을 구하기 위한 전   작업이다.  사람은 일을 하지 않으면 인간적인 행복과 보람을 찾기 힘들다. 세상   에는 수없이 많은 직업이 있는데 그 일의 성격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일은 결   국 모두 남을 돕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은 서로 돕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된   다. 이것은 생의 진리이고 하늘의 뜻이다. 인간이 만든 법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   간이 진정으로 보람을 느끼고 살려면 남을 돕고 널리 유익함을 줄 수 있어야 한   다. 그런 사람이 훌륭한 대접을 받고 역사에 길이 남으며 이름을 빛낸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 자신이 타고난 소질을 살펴 가장 잘 할 수 있   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 그래야 즐겁고 신나게 남을 위해 일할 수 있다. 결국   사람끼리 서로 돕고 널리 이롭게 하는 가운데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다는 생의   원리가 바로 홍익인간의 정신이고 ‘우리 민족의 얼’인 것이다. 이 이념은 민족주의   나 국수주의적 차원을 넘어서는 한 옛날 태초로부터 ‘한임(하느님)’의 뜻대로 이어   받은 것이며 세계 역사 속에서도 가장 오래된 인류구원을 위한 보편적 개념이다.   그래서 어릴 때 어머님 품에서부터 이런 삶의 기본 철학이 몸에 배이도록 민족의   얼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서 우리는 삶의 기본 원리를 찾고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인식을 한국에서 학생집단을 지도하는 지도자들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한민족은 위대한 민족정신의 원형을 무의식 속에 묻어둔 채 수 없는 외세의 침략으로 굴절되고 왜곡되면서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듭해 왔다. 한민족을 식민지로 한 일본은 군사적 우위였으나 문화적으로 우위에 있는 한국을 통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일본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한국문화가 일본 문화보다 못하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고심했다. 상상키 힘든 뿌리 말살 정책이 이루어졌다. 그 후유증은 심각하여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식민지 시대의 민족사관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자기민족 문화에 대해 오염된 사고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해방이 되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민족은 참으로 비참하였고 민족이 못 사는 것이 모두 조상 탓으로 느껴졌다. 전통문화에 대한 증오는 일제시대 보다 더하였다. 자기 조상은 “지지리도 못나고 바보”라고 생각되었다. 그 바보들이 만든 문화는 서양화, 근대화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생각되었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서구식 민주주의는 인류 최상의 것이라 생각하였다. 따라서 의식주는 물론 집단생활 사회생활도 서양의 것을 모방해야 했다. 한민족의 문화는 더욱 초라하고 더욱 비참한 모습이 되었다. 이제 한민족은 전통적인 민족 문화를 다시 음미하고 재조명하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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